8년을 넘게 살던 곳에서 다시금 이곳 관사로 이사를 왔다.
이사오고 많은 짐들을 버리고 정리했는데 그래도 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
좁은 곳에서 넓은 집으로 갈땐 문제가 안되지만 그 반대일땐 정리하는데 애를 많이 먹는다.
무슨 짐들이 그리 많은지...
짐의 무게에 짓눌려 삶이 더 무거워진것은 아닌지,
살아가면서 이제는 버리야할 것들을 버리고 가벼워져야할것 같다.
어젯밤만해도 분명히 탐스럽게 봉오리로 맺혀있던 목련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만개했다.
정녕 봄이렸다.
베란다 창밖으로 하얀 목련이 만개했다.
하얀색 신발장이 너무 밋밋해 나뭇가지 모양의 시트지를 붙였다.
보는 이의 마음만이라도 화사하게 식탁 벽에 꽃 무늬 벽지 한장을 붙여놓고,
저 쇼파는 7년도 넘었는데 이사오면서 1인용은 버리고 왔고, 조만간 저 오래된 쇼파도 물갈이를 할것 같다.
예전에도 이곳에서 6년을 살았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새롭게 리모델링이 되어서 훨씬 쓸모있게 구조가 바뀐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뭏든 이곳에서 다시 몇년을 살게 될지 모르지만 사는동안은 새소리, 바람소리, 비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위안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