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Monologue 2011. 11. 23. 09:39





꿈을 꾸었다.
고층 교실에서 나는 친구에게 기대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음악시간인듯 노래를 듣고 있었다.
선생은 보이지 않았고 내려다본 지상은 나무와 갈대가 엉킨 숲이었다.
교실을 둘러보니 고교시절 벗들의 얼굴이 눈에 띄고 대학시절 동기들도 몇몇 얼굴이 보인다
나는 어제 저녁 들었던 김광석의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를  속으로 읖조리고 있었고, 
한 단발머리의 친구가 교단 위에 서서 '직녀에게'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어느덧 소리내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

잠에서 깨었는데 여전히 나는 눈물을 멈추지 못해 한참을 그렇게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고 있었다.
가끔씩 꿈속에서도 나는 현실과 꿈을 분간치 못할때가 있는것 같다.


모든 것이 떠나는 계절,
상실의 계절이다.
떠나보내고 또 떠나고...
어쩌면 우리 모두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사는 여린 잎새들이다.
트란 안 홍의 Norwegian Wood에서 잡아먹을듯 휘몰아쳤던 깊고 슬픈 파도가 내 몸을 덮치고
상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며 숨을 죽여 속으로 속으로 울었었다. 
상실...

나는 상실을 심하게 앓고 있다.

짙푸르고 무성한 초록 숲과 바람에 흔들리던 Norwegian Wood,
울려퍼지던 비틀즈의 Norwegian Wood.

또다시 한 해의 가을을 보내며 나는 상실의 숲에 앉아서 깊은 고독과 마주하며
용서해야할 것들과 용서받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야한다.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이유와 살아갈 일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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