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바퀴같이 타성처럼 회전하고  있는 생활이 내가 30대 여인으로 되어 가는 징후일 것이다."


30대의 자기에 대한 권태기.
특히나 가사일에 매달려 어느듯 자기를 잃어가는 듯한 강박관념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전혜린이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실존에 대한 애착과 연민이 더욱 커질수록,
우린 점점 잃어 가는 자아를 되찾고자 하는 본질의 문제에 매달릴지도 모른다.
사는 일에 대한 고뇌와 내 삶을 형성하고 있는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들...
그 속에서 특히나 바쁜 일상속에서 나를 찾아가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나를 찾아가고자 함은 삶에 대한 애착을 결코 버릴 수 없음이다.
아무리 겉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을지라도
누구나 삶에 대한 고민에 스스로 봉착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것에 대한 고민일게다.

자유로우려는 정신과 우리 앞에 놓인 거부할 수 없는 현실과의 끊임없는 대립.
전혜린은 아마도 전자가 더 우세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그녀는 나에 이르는 길외엔 아무것도 아님을, 

어찌보면 상당히 이기적인 자신의 실존적 본질에 너무 매달린 나머지 모든것을 던져버린것인지도 모르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내게도 노라 같은 기질이 있음을 안다.
문득 문득 나를 돌아보며 가끔씩 그 글이 떠오르곤 한다.


격정적으로 사는 것 -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이외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일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1964.4.1 전혜린의 일기로부터의 단상 서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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