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의 달력

Monologue 2004. 1. 26. 15:41



1월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눈이 천막 안에 휘몰아 치는 달 
나뭇 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바람 부는 달 

2월 
물고기가 뛰노는 달 
너구리 달 
홀로 걷는달 
기러기 돌아오는 달 
삼나무에 꽃바람 부는 달 
새순이 돋는 달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개구리의 달 
한결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4월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자는 달 
거위가 알을 낳는 달 
얼음이 풀리는 달 
옥수수 심는 달 

5월 
말이 털갈이 하는 달 
들꽃이 시드는 달 
뽕나무의 달 
옥수수 김 매주는 달 
말이 살찌는 달 
오래 전에 죽은자를 생각하는 달 

6월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더위가 시작되는 달 
나뭇잎이 짙어지는 달 
황소가 짝짓기 하는 달 
말없이 거미를 바라보게 되는 달.. 

7월 
사슴이 뿔을 가는 달 
천막안에 앉아있을 수 없는 달 
옥수수 튀기는 달 
들소가 울부짖는 달 
산딸기 익는 달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 

8월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다른 모든것을 잊게하는 달 
노란 꽃잎의 달 
기러기가 깃털을 가는 달 
건조한 달 

9월 
검정나비의 달 
사슴이 땅을 파는 달 
풀이 마르는 달 
작은 밤나무의 달 
옥수수 거두어 들이는 달 

10월 
시냇물이 얼어붙은 달 
추워서 견딜수 없는 달 
양식을 갈무리하는 달 
큰바람의 달 
잎이 떨어지는 달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강물이 어는 달 
민물을 거두어 들이는 달 
작은곰의 달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12월 
다른 세상의 달 
침묵 하는 달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큰뱀코의 달 
무소유의 달 
큰곰의 달 
늑대가 달리는 달 

 

브래드피트가 열연했었던 '가을의 전설'이란 영화를 늦은 밤 혼자 거실에 앉아 보았다. 
언제 봐도 매료되는 영화속 트리스탄.
다섯번도 넘게 보았던 영화..
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를 사랑하게 된것 같다.
나는 어쩌면 트리스탄을 꿈꾸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내면이 소리치는대로 
저 바람이 들려주는대로, 
가슴속 곰이 울부짖는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내 가슴속엔 트리스탄이 차지하는 공간도 커져갈것이다.
아마도 전생이란게 있는거라면 나는 대지의 정령들과 마주하는 인디언이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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