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
지난 여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던 비에 늘 제습기를 돌리곤 했었는데.
1층에 살아보니 여름날 비오는것만 빼면 더할나위없이 좋은데, 비만내리면 여지없이 눅눅한 습기가 스믈스믈 몸으로 기어들어온다.
그리하여 온통 물을 머금은 솜처럼 그렇게 무거워지고 무기력해진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더니 바로 이런걸 두고 일컫는게 아니고 무어랴
그렇게나 비 내리는걸 좋아하더니 이율배반적이군.
형편이 되면 올해 안엔 이사를 가야지.
2년 정도 서울에서 살다가 아들 녀석이 대학을 가게 되면 어디 조용한데 들어가 살아도 좋을것 같다.
몇번 가보았던 담양이 참 맘에 들었는데 그곳 한적한곳에 조용히 살아도 좋을것 같다고 자주 생각하곤 한다.
사람도 많이 살지 않고, 하늘과 땅을 마음껏 보며 밟고 다닐 수 있는 그런 한적한 곳이라면 좋겠다.
게다가 계절따라 풀과 꽃 내음도 맡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
때론 네게 그네도 태워주고, 가을 햇살을 등에 업고 너와 함께 손을 잡고 한발 한발 들길을 밟아도 좋을것 같다.
내가 사는 동안, 혹은 네가 살아있는 동안
내 친구가 늘상 말하곤 했던, 들길을 걸을때의 평온함으로 남은 시간을 살고 싶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도 원할 것도 없을것 같다.
들길을 걸을때의 평 온 함 ( 내 친구 파타가 글 말미에 늘 쓰는 말이다)
파타네 식구가 정말 아일랜드에 가게될지 걱정 반, 궁금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