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Monologue 2015. 9. 15. 17:08




저녁무렵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가 죽었단다...'

전화를 끊고 이내 무엇인지 모를 불안함이 나를 엄습해왔고 몇번 만나지도 않았던 그 아이의 선한 얼굴이 떠오르며 슬픔이 북받쳐 목이 메었다. 여동생에게 전활 거니 친구의 신랑으로부터 그녀가 어젯밤에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곧장 아이 둘을 이웃집에 맡기고 진주로 내려가는 중이라고했다. 왜 죽었는지 묻지도 못했다고. 

대학때부터 여동생의 둘도 없는 절친이었고 내가 둘째 아이를 낳았을때 동생과 함께 병원엘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냈던 이었다. 불과 몇달전에도 여동생과 함께 홍콩 여행을 다녀왔고 한달전 여동생네가 진주에 사는 그 친구네 집으로 휴가를 다녀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이제 나이 마흔, 아이가 둘 있는데 세살 다섯살이야'

끝 모를 불안함을 예견하듯,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랬는데 결국 그 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절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 어린 자식들마져 남겨두고 생을 접어야 했던걸까...
무엇이 그토록 그녀를 버겁고 힘에 부치게 하고 생을 놓아버리게 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이제 산 자들이 말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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