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Monologue 2016. 8. 30. 14:14





하루살이에게도

해 저무는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황금빛 수의를 입는 이 시간만큼은

열 번의 죽음도

기꺼울 피날레


숨넘어가기 직전

섬광처럼 밝아오는 망자의 의식처럼

나는 내 지나온 한나절을

또렷이 회상하고서야

긴 어둠에 들 것이다


후회나 원망 같은 건 웃어넘길 일

그래도

나를 미워했던 이들은

생각나지 않기를 바라며

오직

사랑했던 사람들

사랑했던 사람들


<일몰> / 댓글 시인 제페토 [그 쇳물 쓰지 마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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