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에게도
해 저무는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황금빛 수의를 입는 이 시간만큼은
열 번의 죽음도
기꺼울 피날레
숨넘어가기 직전
섬광처럼 밝아오는 망자의 의식처럼
나는 내 지나온 한나절을
또렷이 회상하고서야
긴 어둠에 들 것이다
후회나 원망 같은 건 웃어넘길 일
그래도
나를 미워했던 이들은
생각나지 않기를 바라며
오직
사랑했던 사람들
<일몰> / 댓글 시인 제페토 [그 쇳물 쓰지 마라]에서